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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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면~☆
이명숙
2008.01.11
조회 54

눈이 온 날이면 지난 추억 하나 떠올라요.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미소 하나...
떠오르는 아름다운 추억이죠.

제 고향은 유난히 눈이 많이 왔어요.
한번 내렸다하면 5cm는 눈 온 축에도 끼지 못할만큼 말이죠.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눈길 따라 읍내 중학교까지
왕복 30리 길을 걸어서 다녔는데 1학년 2학기 때
공주사범대를 졸업하고 공군을 막 제대한 총각 선생님이 오셨어요.
절도있는 목소리며, 걸음걸이, 또 수업까지..
거의 군대식이었죠..(웃음)

그런데 무엇보다도 멋졌던 것은 웃을 때마다 하얗게 드러나는
가지런한 치아와, 눈부실만큼 하얀 피부로 인해
짝사랑을 앓는 친구들이 한둘이 아니었어요.
결국 인기투표에서 당당히 1위를 한 선생님을 향한
소녀들의 끝없는 지지와 열화와 같은 성원(?)은
선생님 탁자에 놓인 꽃이며 갖가지 선물 상자와
수북한 편지가 그걸 증명해주었죠.

저도 그중 하나였지만 워낙 내성적인 탓에 아닌척..했는데
함박눈이 내리던 어느 날, 학교 뒷편 토끼장 앞에서 홀로
서성이며 나무가지로 선생님 이름 커다랗게 쓰고 그 옆에
하트 표시를 여러개 그렸는데, 아뿔싸! 때마침 지나가던 생물 선생님이 그걸 보시곤 수업시간에 그만 큰소리로 다 말해버리셔서
책상 밑으로 고개 숙이고 내내 얼굴 붉혔던 기억이 나요.
너만은 안 그런것처럼 하더니? 하는 아이들의 불쾌하던 표정이
지금도 지워지지가 않아요.

하지만 그날 이후 대놓고 눈 온 날이면 아이들이 저를 따라서
운동장에 우르르 나가 발자국으로 하트를 그리고
노골적으로 선생님 이름과 자기 이름을 붙여서 쓰고..ㅎㅎ
결국 유행이 되고 말았어요.
지금은 생각하면 참 철없던 일이었지만 그만큼 순수했고
해맑았기에 아름답게 기억할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장필순 / 어느새
박정운 / 오늘 같은 밤이면
바비킴 / 고래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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