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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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사골국
류혜주
2008.01.18
조회 23

지난 몇년동안 광고지와 일간지,

그리고 인터넷으로

일거리를 찾았지만 30중반이 넘은 두 아이 엄마가

갈 곳은 그리많지 않더군요.

친구 따라 시험도 보고, 또 면접까지 가는 행운이 오긴 했지만

시간이 제때 맞지 않아 합격을 하고도 포기해야 했던 때도 있었구요.

하는 수 없이 집 근처에 사시는 친정 엄마에게 두 아이를 부탁하고

계약직 일을 7개월여 했었는데 그마저도 일감이 끊겨

눈물을 머금고 그만둬야 했어요.

일하고 싶어도 딱히 전문적인 자격증을 갖춘 것이 아니어서

두 아이 학원 보내고 시아버지 관절약값이라도 벌기 위해

다른 일을 알아봤지만 작년보다 나아진 것은 아무것도 없더군요.

그래서 지난 월요일부터 신문 배달을 시작했어요.

다행히도 새벽잠이 많은 아이들과 남편...

며칠 해보고 할만하면 해보리라 시작했는데

세상 쉬운 일 하나도 없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갑자기 날이 추워지는 바람에 덜컥, 감기에 걸리고 말았어요.

그렇다고 며칠 해보고 그만두자니 '이것 갖고 포기하면 앞으로 뭐를

해도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이 될 것' 같아 이를 악물었어요.

그러다 엄마한테 들키고 말았네요.

손주들 보고 싶어 종종 들르던 엄마한테 말이죠.

해가 중천에 뜬 시간.. 약기운에 정신없이 자는 제가 이상하다 싶은

엄마가 이불을 들춰보시곤 땀에 흠뻑 젖어 끙끙대는 놀라서 깨우셨고

금세 일어나지 못한 저는 사실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날 저녁 남편은 아무것도 모른채 엄마한테 혼이 나고..

전 저대로 엄마한테 야속한 마음에 투정을 부리고..

냉랭해진 가운데 저녁을 차리기 위해 부엌으로 들어가보니

아 글쎄? 가스레인지 위에 큰 들통이 있는게 아니겠어요?

딸이 사다 드려도 시원찮을 판국에 딸과 사위와 손주들 먹으라고

들통 가득 뽀오얀 사골국물이 들어있었어요.

눈물이 핑 돌더군요.

매일 억척만 떤다고 혼내면서 제 등짝을 때리던 그 매운 손이

원망스러웠는데...들통 안을 보는 순간, 제가 얼마나 나쁜 딸인지,

철없는 딸인지 그렇게 부끄러울 수가 없었어요.

한 그릇 뜨끈하게 데워 먹고 엄마한테 씩씩한 목소리로 전화드렸어요.

엄마가 끓여준 사골국 먹으니까 감기가 뚝! 떨어져버렸다고요!

늘 고맙다고...감사하다고, 끝에 사랑한다고 말씀 드렸더니

수화기 저편에서 싫지않은 엄마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네요.

"이것아, 네가 미워 때리겠냐? 몸 챙겨가며 일해야지 이 미련퉁아.."

왜 저라고 모를까요? 엄마 마음을..

많이 사랑해요. 엄마, 지금처럼 제 곁에 오래오래 계셔주세요.

얼른 돈 많이 벌어서 엄마 모시고 살게요.

그래주실거죠?

사랑합니다. 내 엄마여서 고마운 엄마!

김태영 : 혼자만의 사랑
전유나 : 너를 사랑하고도
윤상 : 가려진 시간 사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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