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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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그리고 겨울 이야기
이명숙
2008.01.21
조회 45

새벽녘 소리도 없이
아침과 함께 찾아온 눈 손님..
“어머?”하는 감탄사보다
제 입에선 우와, 하는 환호성이 먼저 나왔습니다.
덕분에 방학을 한 아이들 늦잠을 자다 말고 부스스
일어나 함께 창밖을 내다보았습니다.

오늘 내린 눈은 참 예뻤습니다.
누군가에게 소리 없이 스며들기라도 하듯,
고요히, 소담스럽게 내리고 있었습니다.

머그컵 가득 커피를 타서 마시며
온 종일 내리는 눈발을 보노라니
옛 추억이 하나둘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빛바랜 앨범 속에서 납작 엎드려 있다가,
또 어느 것은 흑백 미소를 지으며
아련한 그리움의 손짓을 건네 오는 것이었습니다.

뒷동산에 올라 비료 포대에 짚을 넣고
언덕길이 반질반질 윤이 나도록
해가 저무는 줄도 모르고 미끄럼을 타고,
목이 쉬도록 함성을 지르며 눈싸움을 하고
누가 더 크게 눈사람을 만드나 내기도 했습니다.

고드름을 무기 삼아 전쟁놀이도 하고,
아버지가 만들어 준 썰매를 타기도 하고,
그도 싫증나면 햇볕 좋은 너른 마당에 모여
자치기를, 깡통차기를, 술래놀이를 했드랬습니다.
그렇게 겨울이 가고,
또 그렇게 해가 저물었습니다.

그 시절, 너나 할 것 없이 가난했으므로
유년의 그 길목은 늘 추웠지만
날마다 담벼락에 머물던 햇살처럼
친구들과 하루 종일 어울려 시간을 보낸
따스한 추억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기에
아직도 겨울이면,
또 이렇게 눈이 내리면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가득 그리움의 물결이 출렁이는 것,
분명 살아 있음의 축복이요,
아름다운 증거이겠지요?

꿈음과 함께하는 이 시간,
눈도 그치고, 바람도 고요한 가운데
어둠사이로 가로등 불빛들만 두 눈 반짝이며
도시의 골목을 비춰주고 있습니다.

김성호 : 회상
Mr 2 : 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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