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희의 꿈과 음악사이에

음악FM 매일 22:0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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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 사람.
김현진
2008.02.01
조회 22

"설"...

저에게 "설"이란 단어는...
늘 엄마란 단어와 연결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육남매의 맏아들인 아버지를 만나 넉넉하지 못한 시골로 시집오셔서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 늘 밭과 논을 오가며 얼굴엔 항상 기미와
주근깨 그리고 거친 손등은 우리 엄마의 그림자인듯 엄마 곁을 떠난 적이 없었죠.

그렇게 힘들게 농사지은 엄마의 피와 땀으로 일군 김치,참깨,마늘,
고추,양파,고구마,감자,무등...
일년 동안 피땀 흘려 가꾸신 여러 종류의 농산물들이 창고 안에 가득 찼고 설이 되면 찾아오시는 작은 어머니들과 일가 친척들은 마치
주인이 두고간 물건들을 찾아 가듯이 그 피같은 것들을 두 손 한가득
들고 갔죠.
그저 웃으시며 마구 퍼주는 엄마의 모습에 괜시리 전 화도나고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일년에 고작 몇 번 큰 행사때나 시골에 찾아 오셔서 할머니에게 용돈 얼마 쥐어들이고 정작 떠날 땐 여러 농산물과 설 음식을 두 손 가득 지고 가는 작은어머니들의 그런 모습은 왜그리도 미웠던지...
엄마는 살며 왜 저렇게 베풀기만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가고 서글프게만 느껴졌답니다.
그래서 오랫 만에 만나 사촌들을 보면 일부러 짜증도 내어보고
괜한 떼도 부렸던 저의 어린 시절의 '설'...

지금은...
엄마도 많이 늙으시고,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대부분의 사촌들도 장성해 자기 살림을 일구니 이런 명절이 와도
저희 식구들만이 모여서 설을 지낸답니다.
제가 어렸을때처럼 엄마는 고생을 많이 하시진 안지만...
그때의 그 넉넉했고 푸짐했던 인심을 나누어 주실때가 없으신지
굳이 우편 택배로 조금이나마 나누어 드시려고 박스에 담으시네요.

전,그땐 왜 몰랐을까요?
힘들게 농사지으며 그렇게 인심좋게 퍼주셨던 그때...
엄마는 '사람'이 그리웠다는 것을....
그 그리움들은 묻어 버리려고 그렇게 두 손 한가득씩 이것 저것을
싸주었던 것을...

신청곡 : 이승환/가족...
*만약 제 사연이 소개된다면..
더 뷔페 식사초대권 받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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