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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은 사람이다.
이진희
2008.02.01
조회 31
저희 고향은 바다가 가까운 시골 동네랍니다
이맘때쯤 되면 외지에서 도착하는 버스가 서는 차부에는
나무로 튼튼하게 짜인 귤박스들이 쌓이고 플라스틱노란바구니에는
하늘높게 과일이 쌍이곤 했었지요
과일가게를 했던 저희집이어서 부모님은 특히 이때 너무나 바쁘셨는데
작은사과는 플라스틱바구니에 넣어 파시고
굵고 맛좋은 사과는 왕겨가 가득들어있는 사과박스에 넣곤 하셨어요
혹시나 왕겨속에 굵은 사과라도 하나 남아있을까봐
어깨까지 손을 넣어 왕겨를 뒤지는건 어린 저희들의 몫이었습니다
차부앞에 가게가 있었기때문에 장사도 장사지면
명절때는 볼거리들도 많았었지요
자식들 온다고 장보러 오셨다가 술김에 투닥거리는 마을 어른들도
계셨고, 일찌감치 돈벌러 나간 언니 오빠들은 회사에서 대절한
버스를 타고 고향에 도착하기도 했었습니다
손에 손에 선물들을 가득 들고 도착하던 공장에 다니던 그 언니들이
올해는 어떤차림으로 어떤 머리스타일로 도착하느냐가
저희들의 관심의 대상이기도 했었지요
원래 서울로 가면 저렇게 이뻐지나보다 싶어서
그 시골 과일가게에서 동그란눈을 뜨고 서울로 가는 버스를
한없이 처다보기도 했답니다
특히 우리동네에서 공부못하기로 유명했고 엄마말 안듲기로 유명한
순애언니가 도착하는 날은 정신이 없었지요
팔랑팔랑한 후레아스커트에다가 목에다가는 빨간색 스카프를 두르고
엄청높은 뾰족구두를 신은채로, 짙은화장을 뽐내는 순애언니!!!
인사성도 좋아서 옷도 안갈아입고 집집마다 인사를 다녔는데
스무살도 안되서 어른흉내를 내던 순애언니가
왜 그렇게 화려한 차림으로 고향에 돌아와 인사를 했는지는
어렸던 저만 몰랐던 모양입니다.
순애야 고생하지야... 밤새고 일해도 밥은 잘 묵고 댕개라잉....
돌아서는 엄마는 언니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었지요
그 언니도 나이가 많이 먹었겟지요?
신청곡
추억은 사랑은 닮아 - 박효신
L.O.V.E. - 브라운아이드 걸스
식사권받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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