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남편의 별명은 빽샘입니다^^ 성이 백씨이고 직업이 초등학교
교사라서요. 오늘도 상쾌한 바람을 맞으며 남편과 함께 새벽기도를
다녀왔습니다. 기도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남편이 저에게 살며시
자기반 아이들 얘기를 하더군요.
올해 맡은 아이들 중에 5명이나 형편이 매우 어려운 아이들이 있다고요. 일주일 전쯤에도 우연히 설거지를 하다가 들었는데 그냥 지나치게 되었죠. 어제 체육시간에 앞에 선 남자아이의 운동화를 봤는데 양쪽 모두 구멍이 뻥뻥나서 놀랐다고 하더군요. 계속 운동회 연습으로 체육시간이 많을 것을 생각하니 남편의 마음에 그 아이가 걸렸던 모양입니다.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그 아이는 똑똑하지만 집안 형편때문에 주눅이 들어 얼굴에 늘 그늘이 져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그 아이의 맘을 상하지 않게 운동화를 선물할 수 있을지 오랫동안 고민한 남편의
모습이 사랑스럽고 귀여웠습니다.
집까지 걸어오면서 문득 저의 중학교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오래된 일이라 잊고 있었는데 남편으로 인해 다시 생각이 났습니다. 중학교에 올라갈때 저희집 형편이 잠시 안 좋았습니다. 몇달동안 아버지께서 다니시던 회사가 어려웠거든요.
체육이 있는 날은 운동화를 신고 가야 하는데 옛날에 신던 운동화는 작아져서 어머니께 새로 사달라는 말은 차마 못하고 신발장을 뒤지다가 어머니께서 15년전에 신다가 버려두신 운동화를 신고 학교에 갔습니다. 그 운동화는 구멍이 나지 않았지만 오랜 가뭄때문에 쩍쩍 금이 가버린 논두렁 같았습니다.
정말 부끄러웠지만 나름 자신있게 신고 다녔습니다^^ 친구들도 의외라고 생각하며 놀랬을겁니다. 사실은 그게 아닌데 저를 굉장히 부잣집에서 곱게 자란 화초라고 생각했거든요. 저는 체육시간이 들은 날마다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습니다. 피구나 축구나 발야구를 했으면 어느정도 묻혀 갔을텐데 멀리뛰기를 했습니다 ㅠ.ㅠ
그렇게 악몽같았던 2달이 지나고 저는 새 운동화를 샀습니다. 그때 저에겐 부모님도 계셨고 형편이 곧 나아질꺼라는 희망이 있었지만 지금 남편이 맡은 반아이를 생각하니 마음이 정말 아팠습니다.
이따 남편을 밖에서 만나 오랫만에 데이트도 하고 그 아이를 위한 멋진 운동화도 사기로 했습니다. 우리 착한 남편에게 교사로서 처음에 품었던 그 마음 변치않고 지켜줘서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신청곡: 서영은의 '혼자가 아닌 나'********************
* 게시판 성격 및 운영과 무관한 내용, 비방성 욕설이 포함된 경우 및
기명 사연을 도용한 경우 ,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 게시판 하단, 관리자만 확인할 수 있는 [개인정보 입력란]에
이름, 연락처, 주소 게재해주세요.
* 사연과 신청곡 게시판은 많은 청취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사적인 대화창 형식의 게시글을 지양합니다
행복한 하루입니다.
이재희
2008.03.20
조회 58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