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는 곧 80을 바라보는 나이를 가졌습니다.
엄마는 밥을 조금 잡순 후 밥그릇에 물을 말아 드십니다.
물에 만 밥이 위장에 좋지 않다고 제가 말해도 엄마에게는 습관이 돼 버린 것 같아요.
게다가 국물이 없는 날은 소화가 안 된다며 처음부터 물을 부어 잡숫죠.
저는 가끔 친정에 가고, 엄마도 가끔 우리 집에 놀러 옵니다.
같은 여자가 보아도 엄마는 고생을 많이 했어요.
밥이나 굶지 않으려고 교사인 아버지를 택했습니다.
시아버지는 교장이셨고요.
그러나 예전의 교사는 가난했답니다.
거기다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그리고 삼촌과 고모 등 식구도 많았고요.
엄마의 소원은 밥 한 번 실컷 먹어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 누룽지를 먹어본 날은 운이 좋은 날이었다고 하더군요.
밥 대신 그때 수확이 많았던 감자로 끼니를 때웠던 날이 더 많았다고 합니다.
저는 감자를 좋아하는데, 엄마는 감자를 드시지 않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물에 만 밥을 드신 엄마가 못마땅했습니다. 반찬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거든요.
그런데 요즘 제가 가끔 밥에 물을 말아 먹습니다.
보리차를 펄펄 끓여 밥에 부어 먹으면 국물 없이도 잘 넘어가거든요.
물에 만 밥을 먹으면 어쩔 수 없이 친정엄마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엄마의 험난했던 삶이 가슴으로 전달해옴을 느낍니다.
요즘 엄마는 그런대로 노년을 잘 즐기면서 살고 있습니다.
다행입니다.
*거위의 꿈--인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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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늙어가는 증거일까요?
장양님
2008.04.12
조회 67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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