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요즘과 같은 삭막한 세상에서 저의 작지만 소중한 희망을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8년 전,어느 날 저는 아버지에게 심하게 야단을 맞았습니다..음식을 남기고 먹었다, 방청소를 제대로 안했다..등등 사소한 이유에서였습니다..
엄하신 아버지는 저를 밤12시까지 양손을 든 채 한쪽다리를 들고 서있게 하는 벌을 주셨습니다..저는 별것도 아닌 일에 야단을 심하게 치시는 아버지가 싫어졌습니다..저는 철없이 아버지가 집에서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쥐가 나는 다리를 감싸안으며 잠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날 아침 아버지께서 출근하시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셔 식물인간이 되시는 일을 겪었습니다.
아버지가 사장이셨던 회사는 아이엠에프 이후부터 사정이 좋지 않았던터라 곧 부도가 났고 저희 가족은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사온지 얼마되지않은 아파트를 헐값에 팔았습니다.
그리고 몇 번이고 이사를 하다가 아버지를 병원에 남기고 남의 집에 얹혀살게 되었습니다.그 곳은 커다란 호수가 있는 시골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저희 엄마는 식모살이와 아버지의 병간호를 병행하셨고 아줌마 아저씨들의 작고 큰 횡포들과 그 집 아이들과의 이질감은 어린 저와 언니,제 동생에게 유년시절의 크나큰 상처가 되었습니다.
유난히 배고파 했던 남동생은 과자 한봉지 조차 우리집 것이 아니라서 못 먹고 누구보다 열심히 깔깔거리며 장난쳐야 했을 남동생은
장난감,인형들을 우리집 것이 아니라서 못 갖고 놀고
식사를 할때마다 눈치를 보고 엄마가 계시지 않을 때는 저와 언니가
주인아주머니 아저씨들이 오기전에 집청소들을 해야했습니다..
간혹 잘못을 하면 호되게 혼나서 눈물을 찔끔 거리곤 했지만
저는 엄마 앞에서 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부자리에서 저희남매가 다 잠든것을 확인하신 엄마가..혼자 흐느끼시며 기도하는 것을 보았을 때..저는 차마 울 수가 없었습니다..
울고 싶을 때마다 저는..호숫가에 가서 돌을 던졌습니다..
하나님께 소원을 하나씩 빌면서요..
물 위로 통통 튀어오르다 가라앉는 돌들도 있고 그냥 가라앉는 돌들도 있었죠..하지만 가라앉는 돌들이 더 많았기에 내 감정이 그 무게만큼이나 무거워지는 것 같았어요..
저는 그저..멍하니 쭈그리고 앉아서 혼자 그렇게 있다가
날아가는 하얀 해오라기들을 보았어요..
다섯마리의 해오라기들이 마치 가족인것처럼 하늘을 향해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것을 보면서 나는 울음을 참았죠..
그렇게 호수 앞에서 몇시간 동안이나 앉아있었어요-
저는 다시 계속 돌을 던지며 소원을 빌었어요,
저는 그저 가족끼리 사과를 깎아먹는 행복한 시간이 돌아왔으면 좋겠다구요..
죄뇌를 잘라내신 식물인간의 아버지께서 다시 몸을 움직이시고 다시 말씀을 하실 수 있게 해달라구요.
집에는 양복 입은 아저씨들이 더이상 딱지를 들고 오지 않게 해달라구요..
그리고..무엇보다 나를...나를 알아보실 수 있게 해달라구요..
열 한 살 아이는 노을을 등지고 서서 그렇게 한참을 울었습니다.
콧물이 입에 들어가서 얼마나 시큼하고 짰는지 몰라요..소매에 코를
닦느라 더러워져서 엄마가 화내실것도 생각했지만 나는 자꾸 코를 문
질렀어요.봄이었는데도 그 날은 무척 춥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8년 후인 지금 제가 빌었던 소원은 거의 이루어졌어요..
양복입은 아저씨들이 저희집에 딱지를 붙이러 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힘든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셨습니다...
기적이었습니다..또 아버지께서 우리 가족들을 알아보셨습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는 뇌병변1급장애인이 되어 있으셨습니다.
아버지는 두 번 다시 말씀을 하실 수 없게 되셨습니다.
아버지는 오므라든 오른손과 발을 두 번 다시 움직일 수 없게 되셨습니다.
오늘도 아버지는 말씀을 못하시지만 저에게 종이를 달라고 손짓하시고선.. 서툰 왼손으로 글씨로 쓰십니다
'사랑한다...'구요
지금 그 말에 얼마나 눈물이 나는지요..
우리 아버지의 기억력은 24시간이십니다..
내가 아버지 딸인 것 정도는 아시지만 새로운 하루가 시작하면
그 밖에 다른 일들은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드려야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사랑한다는 말씀은 절대로 잊지 않으시답니다.
저는 철없던 어린나이에 세상을 참 많이 원망했었어요..
왜 많고 많은 아버지중에 우리아버지만 뇌병변장애인이 되셨을까...?
왜 우리가족은 아무도 도와 주지 않을까?
우리 할머니,할아버지 사촌들은 왜 다 우리가족에게 연락을 안하고서
자기네들끼리 좋은집,좋은차에다가 외국여행을 다니며 잘 살까?
하필이면 하나님께서는 왜 내가 아버지를 제일 싫다고 생각한 날에..아버지가 쓰러지시는 벌을 주셨을까..? 왜 내가 계속 그 일로 마음 아파하며 살게 해주셨을까?
주부였던 어머니가 우리들을 위해서 일을 하시며 왜 힘들게 사셔야 할까?
반애들과 학교 선생님들은 왜 나를 보고 수근거릴까?
나는 학비가 없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까 걱정했었죠..
하지만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어요..
수녀원의복지관 선생님들과 교회의 목사님..사모님..
그리고 속회 권사님들과 집사님들...
이 모든 분들이 저에게 학비를 마련해주셨거든요..
또 저는 복지관에서 장학금을 지역대표로 3년 전액을 받게 되었죠..
그리고 무엇보다 아버지께서 이제는 혼자서 등산을 하실정도로 쾌유하셨어요..비록 한쪽 발을 절름거리시며 한쪽 손을 굽히면서 아주 느리게 걸으시고,또 다른 분들과 의사소통을 위해 항상 수첩과 볼펜을 들고 다니시지만..아버지는 매일 운동을 하시는 탓에 날마다 회춘해가시고 계신답니다...
그리고 굳으신 혀도 조금은 좋아지신것 같아요..
얼마전에 제 이름을 비슷하게 불러주셨거든요..그래서 저는 지금 일부러 아버지가 제 이름을 불러주실때까지 대답을 안하는 얄미운 짓을 하고 있답니다..
세상은..고난이 많을수록..그 고난을 이겨냈을때 정말 아름다운것 같아요..또 살아가는건 때론 슬프지만 살아있는건 슬프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슬프기에 기쁘게 살아가는 법도 알 수있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누군가의 말처럼,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스스로 일어서는법을 알게 하시기 위해 넘어뜨리시는 것 같아요..깊은 절망에서 솟아오르는 희망을 배우게 하기위해서요...
절망에 빠졌던 사람들이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알고 난 후에 너무 하애서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 기쁘게 달려가는 것을 볼 때 하나님은 어떤 미소를 짓고 계실까요?...
..마지막으로 희망을 상실하신 모든 분들께 말씀드립니다..힘내세요!
더듬을수조차 없는 헝클어진 고난의 실뭉치 끝에...그 절망의 경계 밖에서, 희망의 실타래를 손에 쥐고서 미소를 지으며 걸어오시는 하나님이 계십니다..
그 분은 우리들의 창백한 생애를 희망으로 푸르게 칠해가게 만들도록 하셔서 우리에게 삶의 지표이자 존재의 이유는 결국 희망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계십니다.
오늘도 하나님께서 주신 영혼의 꽃들에 잠시 늦게나마 내려앉은 몇점의 희망들은 앞으로도 여러분의 삶을 아름답게 축복하고 있을 것입니다.
신청곡:바다- 이름없는 별(Like a shining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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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겪은 절망..그리고 희망[희망을 담은 장문사연]
조유선
2008.05.04
조회 66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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