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큰 딸아이 유치원에서 재롱잔치가 있었답니다.
부모님도 함께 모시고 갔지요.
워낙 점잖으시고 교양이 넘치는 분들이신지라 늘 조용한 분위기로 서로 존대하시며,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계시는 게 그분들의 고유한 스타일이랍니다.
그날도 저희부모님은 늙은이가 그런대가서 뭐하냐며 따라나서는 걸 거듭 주저하셨지만
저희부부의 강력한 권유에 함께 가시게 되었답니다.
강당 안으로 들어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사회자가 그러더군요.
“연세 60이상된 노인분들 중에 제일 춤 잘 추시는 분께 큰 선물을 드리겠으니 빨리 앞으로들 나오십시오.”
아내가 제게,
“우리 부모님도 저런데 나가서 같이 어울려 보시면 좋을 텐데. 선물도 공짜로 타고..”
“말이 돼? 어디 그러실 분들이야? 꿈 깨셔”
이러면서 무심코 앞을 봤는데!!!
글쎄, 방금 전까지 옆에 계셨던 부모님 두 분이 무대 한가운데서 고속버스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춤사위로 몸을 흔드시며 손가락으로 연신 머리 위를 찔러대고 계시는게 아니겠습니까!
눈을 씻고 다시 보고, 또 봐도 그분들이 분명했습니다.
가장 잘 추시는 분께 선물을 준다는 사회자의 거듭되는 멘트에 머리카락이 헝클어지던 말던 두분은 참으로 열심히 춤을 추셨습니다.
정녕 저분들이 바로 내 부모님이란 말인가!!!
제 어린 딸아이마저 두눈이 휘둥그레진채 놀라 뛰어와서 이러더군요.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가 이상해!!!”
흐트러진 머리를 매만지시며 선물꾸러미를 들고 오시는 두분의 당당한 모습에 저희부부는 완전 테러당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답니다..
저희 부모님, 정말 확실하지 않습니까^^
두분 지금처럼 건강하게, 그리고 활력있게 오래오래 사시길 바랄 뿐입니다.
아버님, 어머님!
앞으로는 그런 멋진 모습, 자주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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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신 울 부모님^^
이옥환
2008.05.08
조회 38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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