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석이 떠나갔습니다.
어제 오전에 그녀석 전화 번호로 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근래들어 몸이 안좋아 전화를 해도 안받고.. 그렇다고 전화도 없더니 반가운 그녀석 번호가 보였습니다. 그런데.. 평소 듣던 그녀석 목소리가 아닌 낯선..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석이 떠났다고 했습니다.. 처음 그 얘기를 듣고 무슨말인지 알아들을수가 없어 그게 무슨말이냐고 제차 물었습니다. 어젯밤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했습니다. 지병? 지병이라하면 워낙에 허약체질이고 소화기관이 매우 안좋아 음식물 섭취가 쉽지 않다는것은 알고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그정도의 병으로 그렇게 허망하게 떠날수 있는 것인지 지금도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그 친지분으로 생각되는 그분은 제가 매일매일 그 녀석 전화번호로 보낸 메시지를 보고 소식을 전해야 할것 같아 전화를 했다 했습니다. 한가지 덧붙이면서, 남편과 아이가 있는것을 알고 있었느냐고 저에게 물었습니다. 순간, 가슴이 멍해졌습니다. 남편?아이?... 정확히 얘기를 하자면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가 만난지..거의 삼년이 다 되어 갑니다. 처음 만난것은 인터넷 게임을 하다가 우연치않게 몇마디 주고 받다보니 참.. 독특한 녀석이라는걸 알게되었고 거의 하루도 빠지지않고 한두시간씩 얘기를 했습니다. 이후 제 전화번호를 묻더니 그 다음부터는 발신번호 없는 문자로 가끔 메시지가 오는게 전부였습니다. 그렇게 지낸지 몇달이 흘렀고, 우연히 실수로 발신번호가 남은 메시지 한통을 받으면서 겨우 전화번호 하나를 알게 되었을 정도입니다. 그때 제가 듣기로는 막, 대학을 졸업한 정도의 나이라고만 들었습니다. 그리고 몸이 허약해서 사회활동을 하기가 힘든정도로만 알고 있었고요..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서로 정도 많이 들어 조심스럽게 보고싶다는 얘기를 제가 꺼낸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나서 몇일동안 아무런 소식도 없다가 갑자기 연락을 하여 본인은 사실.. 나이가 나보다 몇해정도 더 많고 애도있고 남편까지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믿기지도 않았을뿐더러.. 그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을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본인은 너무나 몸이 허약하고 성질머리가 사나워서 저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푸념섞인 말을 여러번 했으니까요. 그러고도 가끔 몸이 힘들때면 같은말을 반복했습니다. 빨리 나같은거 잊어버리고 좋은사람 만나라고요.. 어머니랑 같이 살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언제부터인지는 저와 메신저를 통한 대화며, 가끔은 게임도 같이 했던 사람은 어머님이 아니고 남편분이었던 것입니다.
제가 친지분으로부터 듣는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니까 남편분에게 휴대폰이 건너갔습니다. 그러면서 전후 사정에 대해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처가 저와의 대화로 많이 의지하고 있었다고 고맙게 생각한다는말도 덧붙였습니다. 서로 말이 통하는것같아 저와 지속적으로 대화하는것을 막지 않았다 했습니다.
순간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있었나 저 스스로가 원망스럽기도 했고 그녀석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은것을 원망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누구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제가 좋아했던사람은 남편과 아이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 성질머리는 사납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누구에게라도 성질부려놓고 조금 있다가 그 사람이 받았을 마음의 상처까지 미안해할줄 아는 그런사람이었습니다.
아직까지 내 가슴은 어찌 형상화 할 수 없을정도로 답답하여 당장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지만 그분을 위해서라도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힘들어하면 그분 가는길에 조금이라도 누가 되지나 않을까해서 잡을수도 없습니다.
가라.. 날아가라.. 훨훨 날아가라.. 미련일랑 일말도 남겨두지말고 훌훌털고 날아가려므나.
오늘이 그분의 발인일이었습니다...
<<소개를 시켜줘도 그만 안시켜줘도 그만입니다. 답답한 가슴을 어느누구에게도 열어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임금님귀는 당나귀귀라고 고래고래 소리치고 싶었을 뿐이니까요>>
건강하세요.
* 게시판 성격 및 운영과 무관한 내용, 비방성 욕설이 포함된 경우 및
기명 사연을 도용한 경우 ,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 게시판 하단, 관리자만 확인할 수 있는 [개인정보 입력란]에
이름, 연락처, 주소 게재해주세요.
* 사연과 신청곡 게시판은 많은 청취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사적인 대화창 형식의 게시글을 지양합니다
그녀석이 떠나갔습니다.
최창규
2008.05.12
조회 75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