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18 (수) 잘 가라 내 실수
저녁스케치
20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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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에도
반대말이 있는지 모르겠다
실수의 반대말
생각나지 않는다

저 혼자 충분하기 때문일 거다
게다가 대부분 지난 일
하지만 실수는 내게서 떠나지 않는다
어린 시절 별명처럼 따라다닌다

그러고 보니
늘 실수가 실수를 불렀다
실수가 실수를 좋아하는 거 같다

생일이 아니더라도
연말연시가 아니더라도
죽음처럼 나와 한평생 살아온
내 실수를 불러 모셔야겠다

계절이 바뀔 때만이라도
그때 그 대단한 실수들 초청해
하나하나 이름을 붙여드리자
매번 새로 매번 다시 그러다 보면
실수들이 제 할 일 다 했다는 듯
훌훌 떠나갈지도 모를 일이다

이문재 시인의 <잘 가라 내 실수>

실수에 반대말이 없는 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인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
실수의 잔상들이 마음을 갉아먹게 두지 말아요.
비가 내릴 땐 빗물에 흘려보내고
계절이 바뀔 땐 바람에 날려 보내고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마음에서 밀어내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