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22 (목) 출근하기 싫은 날
저녁스케치
202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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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새벽에 출근한다
우리가 이불 속에서
잠의 끝자락을 붙잡고 있을 때
세수하고 차에 오른다

언제나 오뚜기처럼 서 있던 언니도
밖이 캄캄한 날
문밖이 시베리아 벌판 같아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들 때
출근하기 싫다고 했다

,
언니에게도 그런 날이 있었구나
나는 여덟 시에 일어나
밥을 먹고
걸어서 십 분
최상의 교통편을 누린다

전엔 나도 같은 회사에 몸담았지
그곳에서 살다시피
휴무 날마저
낮과 밤을 나누지 못한 채 머물렀다

아마도 젊어서

지금은 걸어서 십 분
오전 근무 주오일,
달력의 빨간 날도 쉰다

일도
아직은 할 만하고 흥미롭지
가끔
언제까지 다녀야 하지
옥상에서 뛰어내린 직원의 마음이
백 번, 천 번
이해되던 날도 있었다

누군가는
사표를 안쪽 주머니에 넣고
출근한다고 했다

나는
경제로부터 조금 멀어져
나를 위해
시간을 쓰고 있지만,

아직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할 일이 있다는 것에
이 아침 조금 따뜻하다.

배정숙 시인의 <출근하기 싫은 날>

이젠 좀 나아졌으면 좋겠는데...
돌아서면 고비, 애써 넘고 나면 또 한고비.
짓궂게도 인생은 우릴 좀처럼 가만두질 않습니다.
그러나 두 주먹 불끈 쥐고 끝까지 버텨내기로 해요.
부단한 노력과 시간이 더해지면
삶도 결국 내 편으로 돌아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