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12 (금) 어느 날 하루는 여행을
저녁스케치
2025.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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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하루는 여행을 떠나
발길 닿는 대로 가야겠습니다.
그날은 누구를 꼭 만나거나 무슨 일을 해야 한다는
마음의 짐을 지지 않아서 좋을 것입니다.
하늘도 땅도 달라 보이고
날아갈 듯한 마음에 가슴 벅찬 노래를 부르며
살아 있는 표정을 만나고 싶습니다.
시골 아낙네의 모습에서
농부의 모습에서
어부의 모습에서
개구쟁이의 모습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알고 싶습니다.
정류장에서 만난 삶들에게 목례를 하고
산길에서 웃음으로 길을 묻고
옆자리의 시선도 만나
오며 가며 잃었던 나를 만나야겠습니다.
아침이면 숲길에서 나무들의 이야기를 묻고
구름 떠나는 이유를 알고
파도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며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저녁이 오면 인생의 모든 이야기를
하룻밤에 만들고 싶습니다
돌아올 때는 비밀스런 이야기로
행복한 웃음을 띄우겠습니다.

용혜원 시인의 <어느 날 하루는 여행을>

신영복 선생은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그보다 더 먼 여행은 가슴에서 발까지라고 했습니다.

이성만 있고 따뜻한 마음이 없다면,
또 실천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는 그 말.

가슴에 고이 담고서 한 걸음, 한 걸음,
다부지게 인생의 남은 여정 길을 걸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