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여문 이삭 줄기,
너른 황금빛 바다가
바람에 일렁인다
말편자 박는 소리와 낫 만드는 소리가
멀리 마을로부터 들려온다
무덥고 짙은 향기 풍기는 시절,
태양의 열기에 몸을 떨면서
황금빛 물결들이 벌써 무르익어
베일 채비를 갖춘다
정처 없이 떠돌며 순례하는 이방인,
나는 추수꾼이 낫을 들고 다가올 때
잘 여물어 베일 준비 되어 있을까
헤르만 헤세의 <여름 산책>
강한 생명력을 가진 들풀조차
뜨거움에 고개를 떨구던 오늘.
불볕더위에도 알알이 여물어 가는 벼이삭처럼
우리의 한 해도 아름답게 익어가고 있기를,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지고 있기를 바라며
내일을 향해 다시 한 걸음 내디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