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22 (화) 말의 힘으로
저녁스케치
2025.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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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자만이
다른 사람을 치유할 수 있다는 말

얽힘에서 풀려
새로움으로 나아간다는 말

매화가 필 무렵이면
휘파람새가 찾아든다는 말

지는 해는 붉음을 토하면서
푸른 산에 걸려 있다는 말

나뭇잎이 나를
잎사귀라 생각할 때까지라는 말

좋은 책에서는
야생의 향기가 난다는 말

여운이
수평선처럼 길게 번져간다는 말

살아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이란 말

자신의 껍질을 깨부수는 힘은
자신에게만 있다는 말

우리들 앞에 벽이 있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다가도
잠깐 멈춰 서서 생각해 보라고 있다는 말

우리들 앞에 길이 있는 것은
앞으로 걸어가다가도
가끔씩 뒤를 돌아보라고 있다는 말

내가 달려온 길에
후회가 없도록 살피기 위해서란 말

고난이 기회를 준다는 말
고독의 정적을 통해
말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는 말

말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소통력이란 말

그 말의 힘으로
우리는 다시 삶을 시작한다

천양희 시인의 <말의 힘으로>

지나가는 사소한 말이라 할지라도
누군가에겐 평생의 상처가 될 수 있어요.
해야 한다면 꼭 필요한 말,
덧붙인다면 여운이 남는 향기로운 말,
다정한 말로 서로의 마음에
사랑의 씨앗을 심어주는 우리였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