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21 (월) 20분
저녁스케치
202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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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에
붐비는 지하철
막히는 도로에서 짜증 날 때
20분만 먼저 나섰어도……
날마다 후회하지만
하루에 20분 앞당기는 일이
어디 그리 쉽던가요.
가장 더운 여름날 저녁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과
사람에 쫓기는 자동차들이
노랗게 달궈놓은 길 옆에 앉아
꽃 피는 모습 들여다보면
어스름 달빛에 찾아올
박각시나방 기다리며
봉오리 벙그는 데 17분
꽃잎 활짝 피는 데 3분
날마다 허비한 20분이
달맞이꽃에게는 한 생이었구나.
고두현 시인의 <20분>
우리에겐 고작 몇 분,
티끌 같은 순간이지만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누군가에겐
몇 년에 버금가는 귀한 시간일 테지요.
빠른 시간을 탓할 여유가 있다면
매 순간 티끌 같은 일들로 채워가요.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이니까.
지금을 잘 사는 건,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