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12 (토) 두 집 살림
저녁스케치
2025.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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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부산 여자는 서울 주말에만 봐요

가끔 동네 가십거리가 되기도 해요 서울은 살림하는 여자 집을 자주 비운다고,
부산에선 혼자 사는 남자 집 낯선 여자 들락거린다는 소문 보풀 생긴 실타래처럼 골목으로 풀려나가기도 해요

미워질 만하면 사라져 주는 남자 덕에 삼십 년 세월 연애하듯 살았어요
단점이라면 그 남자 우리 아이들 울지도 않고 거저 자란 줄 안다는 거지요

잉꼬부부로 오해도 받아요 주말만 만나 싸울 시간 부족했다는 것은 비밀입니다

곁에 없는 사람에게 원망 섞인 욕 퍼붓기도 했다는 걸 누가 알겠어요
그래도 영 오해는 아니랍니다 첫정에 묵은 정 쌓여 정맛 깊어지는 중이거든요

이경옥 시인의 <두 집 살림>

불꽃 같은 사랑은 추억이 됐지만
잔불 같은 정으로 뭉근하게
일상의 온기를 지켜주고,
대단하거나 잘나진 못해도
평생 좋은 사람으로 있고 싶은,
소소한 일상이 가장 큰 행복이란 걸
매일 깨닫게 해주는 사이.
말보단 함께한 시간이
모든 것을 증명해 주는 사이가
바로 부부일 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