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31 (토) 가고 없는 것들에 대한 편린
저녁스케치
2025.05.31
조회 205
세월을 훌쩍 넘긴 일기장에서
빛바랜 추억 하나를 발견한다
가물가물한 기억 속
이제는 몸통은 잘리고 꼬리만 남은
추억은 언제나 아름답다 했는가
추억은 언제나 슬프다 했는가
아름다운 수도
슬플 수도 있지만
지금의 내 가슴은 왜 이리 아릴까
잡을 수도 없고 잡히지도 않는
꼬리만 두고 도망간 도마뱀처럼
기억 속에 편린으로 남아
하나의 행간으로 머물러 있다
이제는 곁에 없는 것들이지만
우련한 잔상으로 망막에 남아
잡힐 듯 잡히지 않은 신기루처럼
환상처럼, 환영인 듯 아른거린다.
도지현 시인의 <가고 없는 것들에 대한 편린>
이런 말이 있어요.
지난 일이 좋았다면 그냥 좋은 거고,
나빴다 하더라도 단순한 경험이라고.
그러니 이미 떠난 일들은 잊어요.
후회로 인생을 허비하지도 말고.
후회는 다시 넘어지지 말라고
마음이 보내는 신호일 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