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탱한 청매실을 본다
톡! 튀어 오를 듯한 푸른 살결
바람 타고 춤추며
싱그러운 기운을 팡팡 뿜어낸다
젊음이란 본래 그런 것
그냥 있기만 해도
세상을 초록으로 물들이고
시간마저 두근거리게 하는 순간
비록 풋내 진한 맛일지라도
설탕에 폭 안겨 단맛을 품고
고요한 술병 속에서
취할 만큼 깊어지리라
푸르던 날들이 어느새
황금빛 농익음으로 물들 때
청춘은 마침내 향기가 되고
우리는 그 맛을 기억하리
이옥란 시인의 <청춘, 매실처럼>
초록 바람에 토실토실 살이 오른 매실처럼
마냥 싱그럽고 예쁜 젊은 날이 있었지요.
하지만 그 푸르던 날들을 너무 부러워 말아요.
떫은맛이 사라진 후 달큰한 약이 되고
향긋한 앙념이 되는 숙성된 매실처럼,
모든 걸 품을 수 있을 만큼 깊어진 마음과
그윽한 삶의 향기를 지닌 우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