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본다는 말 참 고마운 말이에요.
애써 보여주지 않는 것을 보려는 건 아니죠.
사람을 보는데 색안경은 필요치 않아요.
해설도 자막도 없는 은막을 열면
진지하고 그윽한 눈빛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걸 알게 되죠.
묵언이 차를 권하면
찻잔에 맴도는 향기로 우주의 파동을 느껴 봐요.
그건 마음을 만지는 거예요.
한 벌 누더기인생이 무슨 말을 할까요.
남이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비겁하지 않고 비참하지 않겠다는 건
생의 존엄을 지키기 위함이죠.
지켜본다는 말은 두고 보겠다는 경고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지켜준다는 말이죠.
사람을 알아봐 주는 것보다 고마운 일이 있을까요
사람이 사람을 지켜주는 것보다 눈물겨운 일이 또 있을까요
유진 시인의 <지켜본다는 말>
‘지켜볼 거야’ 라는 말은
'두고 볼거야'는 경고일 수도 있지만
‘한 번 봐줄 테니 잘 해봐’하고 기회를 준 것이기도 하죠.
나의 미운 점보다 좋은 점에 무게를 실어
너그럽게 보아주겠다는 그런 뜻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