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의 생활을 봅니다
채송화 옆에 앉아 있으면 좋아서 나는 자꾸 웃는데요. 괜히 채송화 주변의 흙들을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봅니다. 채송화가 그러지 말라고 해도 나는 자꾸만 그러는 것입니다. 살면서 들었던 죽고 싶었던 마음들, 나 없이도 더없이 아름다운 세상들, 이제 어떻게 살지라고 웅성거리는 모든 것들과 노래가 되지 못한 이야기들을 거기다 두고 올 수는 없잖아요.
나의 부음을 채송화가 제일 먼저 받아보았으면 싶어서 문상객으로 채송화가 와 준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어서
채송화의 생활을 하루치의 밥으로 먹습니다
좀 간절하지 않아도 좋겠습니다. 깊어지지 않아도 좋겠다는 마음이 생긴다면 그건 다 여름이라 그래요
여름은 그런 거니까
이승희 시인의 <그건 다 여름이라 그래요>
고민하는 일이 줄었습니다.
이쯤에도 그만하자며 덮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여름이라서요.
온신경이 더위로 가는 여름이라서
다른 생각들은 간소해집니다.
그저 채송화 주변의 흙을 다독이며
지친 내 마음도 다독여보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