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라 하는 것도 아닌데
아내는
모로 누워 잠을 잔다
웅크려 잠든
아내의 잠은 혼곤하다
잠든 아내와 함께
아내의 피로도
함께 누어 쉬고 있다
나의 삶도 저렇게 누워서
아내의 눈앞에
쓰러져 잠들 때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우리가 함께 하는 것은
그런 까닭일 것이다
이 혼곤함을
혼자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가 아는 까닭일 것이다
아내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과 원망도
저기 저렇게 누워 있다
몇 년만의 유전이
저기 저렇게 함께 누워 있다
아마도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그런 까닭일 것이다
장철문 시인의 <아내의 잠>
젊고 고운 얼굴, 건강했던 몸은 어디가고
이렇게 고단한 세월만 온몸 가득 새겨졌는지...
새벽녘, 곤히 잠들어 있는
아내 그리고 남편의 얼굴을 보면
마음이 짠해져오곤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