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12 (월) 괜찮아
저녁스케치
2020.10.12
조회 523
가지에 머문 새 날아간다고
나무는 울지 않는다
‘괜찮아’
다른 새 날아와 다시 앉겠지

밤새도록 때리는 거센 파도
등대는 울지 않는다
‘괜찮아’
바람 자면 성난 파도 물러가겠지

비바람 지쳐 떨어진 꽃잎
목련은 울지 않는다
‘괜찮아’
새 봄엔 새 꽃잎 다시 피겠지

딸아, 아들아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 살아라
그러는 사이 네 속에 괜찮은 사람 하나
의젓이 들어와 앉을 것이다

이태학 시인의 <괜찮아>


불안할 때, 숨이 막혀올 때, 이제 어쩌지 싶을 때면
별 일 아닐 거야, 또 좋은 일이 생기겠지, 하며
‘괜찮아’라는 주문을 외워봅니다.
‘괜찮아’ ‘괜찮아’ 라고 낮게 읊조리면
언젠가 정말 별 일 아닌 일이 되어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