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를 까다가 주르륵 눈물이 났다
그동안 쌓아둔 외로움 맵다 하며
저 아래 밑까지 썩은 속살을 도려냈다.
양파를 까다가 눈물이 흘렀다
시시한 신호라고 그동안 밀쳐냈던
몸 안의 울음을 모아 단칼에 잘라버렸다.
양파를 까는 날은 마음 편히 우는 날
까도 까도 끝이 없는 권태로운 저녁이
맵고 짠 눈물로 부풀어 한참을 들썩인다.
이은정 시인의 <양파 까는 날>
강한 건 좋지만
마음에 병이 날 만큼
참고 견디지는 말아요.
울고 싶을 때는 마음껏 울기.
양파가 매운 게 아니라
인생이 매워서 운다고
솔직하게 얘기해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