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고양이들이
대추나무에 올라가 장난을 치네
아파트에 혼자 사는 노인이
대추를 따려고
바지랑대를 들고 서 있네
쪼글쪼글해진 붉은 햇살이
새끼고양이 앞발처럼 이리저리 움직이네
나무 사이로
바지랑대를 올리면
새끼고양이들이 발로 밀어내고
빨래를 걷듯이 노인은
바지랑대로 하늘만 재고 서있네
박형준 시인의 <빛이 비스듬히 내리는데>
새끼고양이들이 다칠까
대추나무를 향해 바지랑대만 올렸다 내렸다 하는
어르신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하지요.
집 없는 동물도 함부로 하지 않는 노인의 모습에서
햇살 같은 따뜻함을 느끼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