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9 (화) 내가 그리로 갈게
저녁스케치
2021.02.09
조회 579
내가 움직이는 것이 편하겠어
거기 카페서 기다려
추운데 너무 일찍 나와 떨지 마
움직이는 시간에
책 한 장을 보고
따스한 차를 마셔
찻잔을 비울 때쯤이면
당신 앞에 서 있을 거야
그리고
우리 생각나는 곳으로 가자
가슴이 뻥 뚫리는
바닷가도 좋고
산수풍경 유려한 고즈넉한
산사도 좋고
스트레스 해소할 수 있는
게임장이나
신나는 영화를 보아도 좋아
국수나 떡볶이나
순대 새우튀김을 먹어도
당신이라면 좋아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나
맛집에서 맛있는 걸 먹어도 좋아
기다려
내가 그리로 갈게.
최명운 시인의 <내가 그리로 갈게>
통화 끝에 ‘그래 어디서 볼래? 언제?’
하던 말이 ‘아쉽지만 다음에’로 마무리되니
그렇잖아도 헛헛한 마음이 더 씁쓸해집니다.
하지만 이 시간이 싫지만은 않아요.
인연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중이거든요.
그래서 요즘엔 메모를 열심히 해둔답니다.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그리고 만나고픈 사람들을 하나씩 적으며,
통화 끝에 ‘내가 그리로 갈게’하고
집을 나설 날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