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3 (수) 사람들
저녁스케치
2021.02.03
조회 535
봄은
얼음장 아래에도 있고
보도블록 밑에도 있고
가슴 속에도 있다
봄을 찾아
얼음장 밑을 들여다보고
보도블록 아래를 들추어 보고
내 가슴 속을 뒤지어 보아도
봄은 보이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버스
엘리베이터 속에서
나는
봄을 보았다
봄은 사람들이었다
강민숙 시인의 <사람들>
얼음에 갇힌 꽃이 있습니다.
깨부수려 할수록 더 단단히 얼어붙는
차가운 바람 속에서 홀로 긴 겨울을 보내야 했죠.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의 손이 닿았습니다.
꽃을 감싼 얼음이 조금씩 녹기 시작했어요.
모두의 간절한 마음이 닿았습니다.
그러니 거짓말처럼 얼음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여태 꽃이 피어서 봄이 온 거라 생각했습니다.
사람의 온정과 따스한 손길이 그 꽃을 피워낸 줄도 모르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