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9 (화) 느릅실 할머니와 홍시
저녁스케치
202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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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짐이라고
아니야, 사랑이야
인생은 홑이불 같이 가볍기도 하지만
비에 젖은 솜이불 같기도 한 거야
등이 굽었지만 앞산보다는 덜 굽은
진천 느릅실 할머니가 장작을 나르며 말했다
인생은 마음먹기에 달렸지
인생을 등에 지면 짐이 되고
가슴으로 안으면 사랑이 되는 거야
짐이 홑이불처럼 가벼워지지
농익은 홍시가 떨어지고 있었다
석양에는 홍시의 붉은 기운이 남아 있었다
자식도 등에 지면 짐이지만
자식을 가슴으로 안아봐
하나라도 더 주고 싶고
안타까워 내 뼈 부서지는 것도 모르지
고생이 오히려 고마울 때가 있지
그것이 사랑 아니겠어

신광철 시인의 <느릅실 할머니와 홍시>


할머니의 말씀처럼
언제쯤 모든 걸 사랑으로 품을 수 있을까요.
인생을 등에 지면 짐이라 하셨지만,
안으려니 어째 더 무겁고 아프기까지 한걸요.
하지만 할머니의 굽은 등을 보며 생각합니다.
인생을 등에 이고만 살다 자신처럼 되지 말란
뼈아픈 가르침이란 걸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