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30 (목) 9월의 아름다운 고백
저녁스케치
2021.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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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마지막 날
출가한 막내딸이 퇴근길에
외식하자고 연락이다.

수술을 앞둔 아내의
마음을 헤아리는
딸의 효성이 고마웠다.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아내와 함께 식사하며
소주 한 병에 시름을 적셨다.

아내의 손 옆구리에 끼고
공원 길 몸을 부딪치며
마지막 9월을 즐겼다.

왼팔로 껴안은 아내에게
여보! 당신을 사랑하오!
아름다운 고백을 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아내는 지난 세월이
아쉬웠다고 눈물을 떨군다.

김용복 시인의 <9월의 아름다운 고백>


손을 꼭 잡고 산책길에 나선
노부부를 보며 생각합니다.

서로 보폭을 맞춰 나란히 걷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두런두런 이야기 나눌 수 있기까지
얼마나 서로를 참아내야 했을까.

서로를 보며 해맑게 웃기까지
얼마나 사랑하고 또 사랑했을까.

황혼의 사랑이 깊어가는 가을 산책길.

짧고 굵은 고백 한 마디가 더해진다면
더없이 아름다운 9월의 마지막 밤이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