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29 (수) 구월의 노래
저녁스케치
2021.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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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계단 터벅거리며 걸어왔다
누구에게 기대거나 의존치 않고
주야장천 앞을 보고 걷고 또 걸었다
장애물이 발길을 주춤거리게 할지라도
개의치 않고 피멍울이 나는 아픔과 고통을
휘감고 한 땀 두 땀 정성으로 걸어왔다
앞으로 가야 할 네 계단이
호흡을 더욱 거칠게 하고
온몸을 녹록하게 할지라도
뚜벅뚜벅 걷고 또 걸으리라
벼룻길이 앞을 가로막으면
우회로를 이용하고
진창길이 바짓가랑이 잡아당기면
털썩 주저앉아도 보고
오체투지로 기고 또 기어
무난히 남은 계단을 넘고 또 넘으리라
가다가 지치면
코스모스 풀어헤친 신작로 바라보며
어기여차 힘을 모아 목적지까지
사뿐사뿐 가고 또 가리라
어! 하마 다 왔네
반기룡 시인의 <구월의 노래>
뚜벅뚜벅 걸어 9월의 끝 무렵 까지 왔습니다.
올해 끝까지는 석 달 남았지만,
우리 삶과 이루고자 하는 일까지의
남은 길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머~다 왔네!’하는 날이 올 거예요.
매일 주어진 만큼 최선을 다해 걷고 또 걷다보면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