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 15 (수) 상큼할 것 같아요
저녁스케치
2021.09.15
조회 562
3시에 전화 하려거든
4시에 하겠다 해주세요
기다리는 설레임도 좋지만
생각 없이 받은 전화에서
당신의 음성이 들려오면
너무너무 상큼할 것 같아요
친구들과 만나려거든
내가 잘 가는 동네에서
약속하세요
한번쯤은 우연히 만나
이건 운명이에요 하고 억지 부려
하루 종일 쫑알거리며
내 마음 보여주고 싶어요
원태연 시인의 <상큼할 것 같아요>
우연인 척 가는 길마다 마주치던 그 사람,
젊은 날 기분 좋은 설렘을 줬었죠.
정말 우연이 필연이 된 건지,
필연을 위해 연출한 우연이었던 건지,
우연이 필연이 되어 결국 운명이 된단 뻔한 스토리지만,
다시 겪는다고 해도 마냥 설레고 상큼할 것 같지 않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