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22 (금) 빈 주머니는 따뜻하다
저녁스케치
202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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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주머니는 따뜻하다
손을 넣으면 더욱 따뜻하다
좋아하는 사람의 손이 들어오면 더더욱 따뜻하다

겨울이 오면
빈 주머니가 그립다
손을 넣을 빈 주머니가 그립다

주머니엔 아무것도 넣지 마라
열쇠도 넣지 말고
지갑도 넣지 마라

주머니는 비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손을 넣을 수 있다
좋아하는 사람의 손도 들어올 수 있다

찬바람이 불수록
더욱 그리워지는 빈 주머니
따뜻한 손 하나.

윤수천 시인 <빈 주머니는 따뜻하다>


어느 샌가 텅 비어버린 호주머니.

한 때 주머니 속 꽉 움켜진 주먹에는
꿈과 사랑, 청사진으로 가득했는데,

이젠 온기를 잃은
주름진 손만이 자릴 지키고 있네요.

주머니 속에 간직하고픈 게
있냐고 묻는다면 단 한 가지.

꼭 잡고 싶었던,
다시는 놓고 싶지 않은,
따스한 그대의 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