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21 (목)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저녁스케치
2021.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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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내 옆에 없었기 때문에 나는 아팠다
네가 보고 싶었다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네가 보고 싶어서 물결이 쳤다
네가 보고 싶어서 물속의 햇살은 차랑차랑 하였다
네가 보고 싶어서 나는 살아가고 있었고
네가 보고 싶어서 나는 살아갈 것이다
누군가가 보고 싶어 아파본 적이 있는 이는 알 것이다
보고 싶은 대상이 옆에 없을 때에 비로소 낯선 세계 속으로
한걸음 더 다가서고 싶은 호기심과 의지가 생긴다는 것을
그렇게 나는 네게 가고 싶었다

안도현 시인의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문득 스치는 바람에 누군가가 떠오를 때가 있어요.
지나간 인연이든, 그리운 친구든,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든, 그 누가 되었든
바람에서 그 사람을 느낀다면 무척 보고 싶단 걸 거예요.
그러니까 보고 싶을 땐 그냥 보고 싶다고 말해요.
그 사람도 그 말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