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16 (토) 허수아비
저녁스케치
2021.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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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외로우냐고 묻지 마라
어떤 풍경도 사랑이 되지 못하는 빈들판
낡고 해진 추억만으로 한세월 견뎌왔느니
혼자 서 있는 허수아비에게
누구를 기다리느냐고도 묻지 마라
일체의 위로도 건네지 마라
세상에 태어나
한 사람을 마음속에 섬기는 일은
어차피 고독한 수행이거니
허수아비는
혼자라서 외로운 게 아니고
누군가를 사랑하기에 외롭다
사랑하는 그만큼 외롭다.
신달자 시인의 <허수아비>
역설적이게도
사랑을 하면 더 외로워진대요.
더 함께 하지 못해 아쉽고
더 사랑하고 싶은데,
그런 맘을 몰라줄 때면
들에 홀로 선 허수아비라도 된 듯
외로움이 밀려오곤 하죠.
욕심을 조금만 내려놓으면 되는 걸.
그 쉬운 게 되지 않으니
외로움이 더 커질 수밖에요.
요즘 많이 외로운가요?
다행입니다.
사랑하고 있어서.
혼자가 아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