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 4 (월) 내 인생의 가을
저녁스케치
2021.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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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무성했던 동산에 가을이 왔다.
이미 수분기 사라져 마르기 시작하여

제 색을 잃어가는 들풀들도
자연의 섭리 앞에 다소곳이 고개 숙인다.

겨우내 얼었던 강을 녹이고
메말랐던 들꽃들에
새 생명의 꽃을
피웠던 봄바람처럼

계절의 황혼이 됨을 알리러 찾아온
갈바람은 동산을 또한 아름다움으로

채색된 낙엽들로 멋지게 장식해
풍성한 가을로 우리 앞에 내놓을 것이다.

과연 내 인생의 황혼도
가을 저 동산처럼 아름다울 수 있을까

내 인생의 마지막 지점인 황혼을 멋지게
장식할 일만이 내 앞에 숙제로 남아 있다.

김인숙 시인의 <내 인생의 가을>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가을 단풍처럼 마지막까지
주위를 온화하게 물들이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새 날을 열며, 또 집을 나서며 다짐합니다.
단풍물이 들기 전에 시들어 떨어지는
이른 낙엽 같은 사람이 아닌,
가을 햇살을 담뿍 머금은 단풍잎처럼
따스히 스며드는 사람이 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