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16 (화) 그러나 울지마라
저녁스케치
202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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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처럼 일찍 눈뜨고 바라보는 아침 해가
쓸쓸함으로 다가오는 나이
무엇인지도 모르게 아프게 살아온 날들이 그리운
그리움이 되는 나이
주위에서 바람막이로 살아가던 어른들이 죽어가고
그 소식을 편지처럼 읽는 나이
애태우며 키워 온 자식들의 뒷모습에서
아직도 마음이 가난해지는 나이
죽어서도 당신 곁에 누워야 편할 것 같다는 그대 말이
마지막 눈물이 되는 나이
그래서 우리 아름답게 살아야 할 남은 날들이 찬란한
슬픔이 되는 나이
그러나 울지 마라
외롭고 쓸쓸한 인생길이 그래도 이만큼 살만하고
눈물 흘릴 수 있도록 아름다운 것은
우리에게 추억처럼 지닐 수 있는
가시 같은 아픔 몇 개 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
이상윤 시인의 <그러나 울지마라>
나이가 들면 더는 맘 아플 일이 없겠지 싶었는데
모든 게 가시가 되어 가슴에 박힙니다.
언제쯤이면 나아질까 하늘을 원망해보기도 했지만
미처 뽑아내지 못한 내 탓인 걸요.
가시 같은 아픔에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흐르지만,
이젠 울지 않으렵니다.
그 눈물로 만든 지금에 감사하며
기쁘게 또 기쁘게 살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