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13 (토) 그리움을 넣었어요
저녁스케치
2021.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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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어버린
커피 한 잔에 설탕 대신
그리움을 넣었습니다

그리움을 저었더니
커피 향은 더 진하게
가슴으로 다가와 온기를 남깁니다

때론 이렇게
식어버린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마음 적시며 지나간 시간에 젖어 봅니다

그리움을 넣어 보세요
설레임도 넣어 보세요
커피가 꼭 쓴 건 아니거든요

하늘 흐린 날이면
그리움 대신, 설레임 대신
달콤한 사랑을 넣어 마시고 싶습니다.

김지순 시인의 <그리움을 넣었어요>


그럴 때가 있죠.
식어버린 커피를 데울까 말까 고민하다
그냥 꿀꺽 삼켜버리는 날.

그런데 그 맛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아요.
식은 커피엔 사랑의 달콤한 맛, 인생의 아픈 맛,
기나긴 기다림의 쓴맛이 잘 블렌딩 되어 있거든요.
그 모든 맛을 어우러지게 하는 그리움까지.

그러니 이젠 커피가 식으면 그리움 한 스푼을 넣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