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4 (목) 바보
저녁스케치
2021.11.04
조회 648

알면서도
속상해할까 봐
모른 척하는 바보

속으론 울면서도
가슴 아파할까 봐
웃는 바보

힘들면서도
함께 힘들어할까 봐
내색하지 않는 바보

손해인 줄 알면서도
사람을 잃을까봐
손해를 감수하는 바보

소리치면 속이라도 후련할 텐데
싸움이 날까 봐
꾹꾹 참는 바보

우린 그렇게
바보인가 봅니다

참고 또 참고
그러다 곯아 상처투성이가 되어도
터트리지 못하는 바보

마음 착한 바보
속으로 눈물 흘리는 바보
그런 바보 옆에 또 다른 바보

바보들이라
늘 서로 토닥이고 위로하며
미안해하나 봅니다

조미하님의 <바보>


‘그렇게 물러서 어떻게 살래.
계속 참지만 말라고 이 바보야’

이렇게 늘 바보란 소릴 듣고도
못들은 척 우린 다시 웃습니다.

이 세상엔 나만 아는 똑똑이들 보다
조금 손해 보더라도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착한 바보들이 더 많다는 걸 잘 아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