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20 (토) 김치찌개
저녁스케치
202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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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어머니 몸에서 배어 나온 땀 냄새 같은
저 쿱쿱한 냄새
진한 내음으로 떠다니는 시간 붙잡고
차분히 기다리라는 쉰내
마누라는 나를 위해 찌개를 끓인다
오랜 식음에 익숙해진 나
감기약 대체용으로 돼지고기 몇 점
송송 썰어 부글부글 익어가는 얼큰한 약
나른한 시간
차분히 삶의 실체를 알려주는
마음을 정리해 주는 냄새
이종범 시인의 <김치찌개>
별 재료 없이도
헛헛한 마음을 꽉 채워주는 김치찌개.
유난히 피곤한 날,
돼지고기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김치찌개에
고봉밥 한 그릇 뚝딱 비워내고 나면
하루의 피로가 싹 달아나죠.
흔하디흔한 말이 가장 큰 위로가 되듯
만만하지만 지친 영혼을 달래주는 한 그릇.
그래서 언제나 김치찌개가 좋은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