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27 (월) 12월의 시
저녁스케치
202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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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가슴에 품었던 소망이
모두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한 장 남은
올해의 달력을
새해 달력으로 바꾸어 달 때쯤엔

더도 덜도 말고
삼백예순날의 노력만큼
만면에 웃음 가득했으면 좋겠다

다섯 날의 부족한 부분은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오지 못한 희망되어
내년을 기약하며

칠흑의 밤을 다리 끌며 걷던 미혹의 괴로움도
갈피 모를 길에서 방황하던 번뇌의 얽매임도
빗장 두르고 반목하던 혼돈의 마음도

별빛 불러 모은 오늘의 창가에 편히 머물러
화해와 화합의 악수로
해탈의 어둑새벽을 열었으면 좋겠다
지나간 날들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맞이할 날들은 부푼 기대에
미지 그대로 열어 둔 채

희디흰 면사포 바래도
날마다 정성스레 가꾸어온 인고의 꽃
여일 새로 여무는 빛살에도 함초롬 지지 않도록.

김춘천 시인의 <12월의 시>


12월의 남은 날들은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슬픔보다 기쁨의 순간을 하나라도 더 찾길,
원망보다 감사인사를 한 번 더 전하고
절망보단 희망을 노래할 수 있기를.

비록 나의 소망이 이뤄지진 않더라도
모두가 웃으며 한해를 마무리하길 바라며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