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18 (토) 정
저녁스케치
2021.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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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 스치는 바람이 차면
솔가지 군불 지피는 아궁이
불길, 아랫목 구들장 데우고
집마다 온기 나누는 굴뚝
부산한 가을 끝자락이면
겨울맞이 분주한 평상
푸릇푸릇 알찬 배추
퇴약볕 바람 다녀간 소금에 절여
가을빛 머금은 고춧가루 비빈 속
한 잎 한 잎 겨울이 들어차면
이 집 저 집 한 포기씩
서로 서로 나누는 정
따끈한 밥 한 숟가락에 얹어진
새금새금 맛깔스런 김치
먹고 싶고 보고 싶은
군침 가득 그리운 맛
겨울이 익어간다.
강보철 시인의 <정>
밥숟가락만 있으면
기꺼이 한 자리 내어 주며 밥을 나누고,
기쁜 일, 슬픈 일 함께 웃고 울며
가족이 되어줬던 이웃들.
열린 대문으로 김치며
이런저런 먹거리를 들고 오가며
마음을 나누던 이웃들이 있어
추워도 마음만은 훈훈했었죠.
겨울이 익어갈수록 농익어가던 이웃의 정,
그 따스함이 그리운 겨울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