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9 (수) 눈은 내리는데
저녁스케치
202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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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내리는데
길 한가운데서 울음이 터졌다
난감하게도 주위사람 아랑곳하지 않고
애초부터 밀려오는 것들을 감내하기란
벅찬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낙엽 더미 위에도 하얀 눈이 쌓였다
그늘진 삶의 한 귀퉁이 지울 수 있다면
낙엽처럼 모아 흔적 없이 태우련만
다시 시간은 발자국을 남긴다

숨죽여 있던 무엇이 용트림하며
밖으로 나오려 한다
모든 것을 인내하기란
하늘 지는 나무처럼 힘겹지만
그대가 있어서 견딜 수 있음을

아직 시끄러운 속은 아득한데
하늘은 조용히 흰옷으로 세상을 치장해 간다
무심히 상관없는 듯

김윤진 시인의 <눈은 내리는데>


시커멓게 속이 타들어가는 지도 모르고
다시 새하얀 눈이 내립니다.
철딱서니 없는 막내처럼
얄미운 눈발이지만,
눈은 그저 제 할 일을
하는 것일 뿐이겠지요.
그러니 아랑곳 않는 눈처럼,
새하얀 새 길 위에 꾹.꾹.
선명하게 발자욱 남기며
나도 나의 길을 묵묵히 가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