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8 (화) 종이에 손을 베고
저녁스케치
202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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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아름다운
흰 종이에
손을 베었다

종이가 나의 손을
살짝 스쳐간 것 뿐인데도
피가 나더니
쓰라리더니

나는 이제
가벼운 종이도
조심조심
무겁게 다루어야지
다짐해 본다

세상에 그 무엇도
실상 가벼운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내가 생각 없이 내뱉은
가벼운 말들이
남을 피 흘리게 한 일은 없었는지
반성하고 또 반성하면서.

이해인 님의 <종이에 손을 베고>


똑같은 상처를 두고도
내게 난 것이면 세상에서 제일 아픈 상처가 되고
다른 사람의 것이 되면 금방 나을 거라고 말하는 우리.
근데 내가 아프면 다른 사람도 아파요.
마음이란 원치 않아도 한쪽으로 기울기 마련이지만
다른 사람들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기억한다면
서로에게 상처 주는 일도 조금은 줄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