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가 어딘 줄 아세요?
거기는 가슴에서 머리까지랍니다

가슴에서 머리까지 가는데
평생을 걸리는 사람도 있고
머리까지 가 보지도 못하고
죽는 사람도 있다 합니다

손으로 재보면 두 뼘밖에 안 되는데
평생을 걸려서야 가 볼 수 있는
그렇게 먼 거리랍니다

가슴은 뜨겁고
가슴은 너그럽고
가슴은 사랑하는데
머리는 냉정하고
머리는 이기적이고
머리는 계산을 한답니다

두 뼘도 안 되는
짧은 거리의 가슴과 머리.
어쩌면 저도 지금
도달하지 못하고
가고 있는 중인지도요

가슴에서 머리까지
가장 먼 거리가 아니라
가장 가까운 거리로
만들 수는 없을까요?

박소향 시인의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

어쩌면 가슴과 머리는 지구와 달처럼 물리적으론
평생 바라만 봐야하는 사이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어둠을 밝혀주는 달빛처럼
뜨거운 가슴이 머리의 등불이 되어주죠.
그러니 굳이 거리를 좁히려 애쓰지 말아요.
그저 가슴이 이끄는 대로
뜨겁고 또 뜨겁게 살아갔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