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12 (토) 당신은 누구세요
저녁스케치
2022.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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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계단을 이용해
오르내리는 6층이지만
만사에 지친 오늘은
엘리베이터를 탔다

홀로 선 공간
삼면이 거울이다
거울 속 당신은 누구세요

이마엔 굵은 주름이 한가득
눈가에도 잔주름이 한가득
노려보면 노려보고
손짓하면 손짓하며
따라 하지만
당신은 누구세요

마음은 늘 청춘처럼
아름다움에 흔들리고
꽃을 보면 감탄이 나지만
세월을 고스란히 맞아
늙어 버린 겉모습에
눈물 나도록 서럽다

한풀 꺾인 겉모습에
마음도 따라갈까 두렵다

최병도 시인의 <당신은 누구세요>


무심코 거울을 보다 ‘어머 이게 누구야’하며
깜짝깜짝 놀라는 우리. 누구긴요. 우리 맞아요.
많이 변한 모습이 여전히 낯설지만 받아들여야죠.
변화를 거부하면 마음이 늙어간다잖아요.
몸의 변화에 적응하며 조심조심.
연륜이 느껴지는 고귀한 품성과
이팔청춘의 열정으로 살아가자구요.
그럼 거울 속 그 사람이 되물을 거예요.
“어머머 세상에 누구세요?”하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