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11 (금) 나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저녁스케치
202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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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애써온 일들이 안 될 때
이렇게 의로운 일이 잘 안 될 때
나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뜻인가”
길게 보면 다 하늘이 하시는 일인데
이 일이 아니라 다른 일을 시키시려는 건 아닌가
하늘 일을 마치 내 것인 양 나서서
내 뜻과 욕심이 참뜻을 가려서인가
“능(能)인가”
결국은 실력만큼 준비만큼 이루어지는 것인데
현실 변화를 바로 보지 못하고 나 자신을 바로 보지 못해
처음부터 지는 싸움을 시작한 건 아닌가
처절한 공부와 정진이 아직 모자란 건 아닌가
“때인가”
흙 속의 씨알도 싹이 트고 익어가고 지는 때가 있듯이
모든 것은 인연 따라 이루어지는 것인데
내 옳음을 세상 흐름에 맞추어내지 못한 건 아닌가
내가 너무 일러 더 치열하게 기다려야 할 때는 아닌가
쓰라린 패배 속에서 눈물 속에서
나는 나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박노해 시인의 <나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일이 풀리지 않는다고
아직도 때가 오지 않을 걸까,
아니면 나의 실력이 부족한 걸까,
되물으며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아요.
과정이 쉽진 않겠지만 스스로를 믿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댄 뭐든 해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