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10 (목) 간격
저녁스케치
2022.03.10
조회 603

봄이 오고 있다
겨울에서 이곳까지 굳이
기차를 타지 않아도 된다
걷다보면 다섯 정거장쯤
늘 겨울이 있는 봄
그 간격이 좋다

친하지도 무심하지도 않은
꽃과 잎사귀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슬픔과 기쁨 사이
가끔은 눈물과 손수건만큼의
그 간격이 좋다

허공을 채우고 있는
겨울, 나무와 나무 사이
외로움과 외로움 사이에 떠 있는
간이역
기차표와 역전다방의 여유
그만큼의 간격이 좋다

미처 떠나지 못한 겨울과
오는 봄을 내버려두고
그대와 나 사이
그 간격 속에 빠져버리고 싶다

정용화 시인의 <간격>


계절과 계절사이의 간격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
간격이 주는 여운이 좋습니다.
그 틈 사이에서 방황할 때도 있지만
마음이 다치지 않는 법을 배우기도 하지요.
계절의 틈 속에서 오늘도 누군가와
적당한 간격을 두고 걸어봅니다.
오롯이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