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29 (화) 당신을 가져가겠습니다
저녁스케치
2022.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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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등에 작은 상처를 어루만지며
안쓰러워하던 당신의 따뜻한 눈길을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나를 만나 행복하다며 소리 내어
크게 웃어주던 당신의 밝은 웃음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지루했던 불면의 밤을 편안하게
잠재워 주었던 당신의 낮은 목소리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항상 강한척하고 당당한척하는
당신의 그림자에 어린 서러움마저
이제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어둡고 쓸쓸하게 마디마디 새겨진
당신의 기억 속에 작은 흔적마저
이제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이 세상에 당신이 아파해야 할 고통이,
당신이 울어야 할 눈물이 남아 있다면
제가 모두 다 가져가겠습니다.

당신을 가져가겠습니다.

최종석 시인의 <당신을 가져가겠습니다>


사랑하면 그 사람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어지고,
그 사람을 아프게 한 고통과
눈물은 내가 짊어지고 싶어집니다.
그 사람이 아프면 내가 더 아프기 때문이지요.
비록 세월이 많은 걸 무디게 만든다 할지라도
그 마음만은 변치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