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25 (금) 반쪽 사랑
저녁스케치
2022.03.25
조회 689

어두워진 창밖으로
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차가운 벽에 홀로 누워있는
검은 그림자는
미동조차 없습니다

책갈피 속에 오랜 세월 간직해 온
빛바랜 낡은 사진을 보며
당신의 옛 모습을 생각합니다

살아오면서
힘들 때면 당신을 먼저 원망했고
얼굴에 늘어가는 주름을
모른 척 외면도 하였습니다

이제, 초로의 몸이 되고 나서야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반쪽 사랑이었음을

채우지 못한
그런 사랑이었음을

김수용 시인의 <반쪽 사랑>


익숙해졌다고 마음까지
미지근해질 필요는 없는데,
그토록 힘들어 할 때
등을 돌리지 않았어야 하는데,
왜 늘 나만 아프다고 생각했는지.
근데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까
자꾸 보고 또 보며 예쁘다,
사랑한다 말해줘요.
평생을 함께하자고 약속한 사랑이
반쪽으로 남는 거,
너무 슬픈 일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