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19 (토) 나를 보고 웃는 거라면야 좋겠지만
저녁스케치
2022.03.19
조회 607
웃지 좀 말아요 자꾸
따라 웃게 되잖아요
스치우는 바람에 쓸려가는 풀잎처럼
지나간 자리마다 흐느끼는 물결처럼
겨우 데려다 놓은 마음
흘린 미소에도 저만치 끌려가버려요
점잖게 말하겠습니다 웃지 말라고
성급히 정정하고 말테지만요
나를 보고 웃는 거라면야 좋겠지만
불어오는 바람에 간지럽다 웃는 것처럼
가끔은 그렇게 웃는 것도, 괜찮겠지요
금나래 시인의 <나를 보고 웃는 거라면야 좋겠지만>
봄비를 맞고 세상에 나온 새싹이나
해맑은 아가의 미소를 보면 절로 웃음이 나죠.
어쩔 땐 또 그냥 혼자 피식 웃기도 해요.
꼭 좋아서, 기뻐서가 아니라도 우리, 그렇게 자주 웃어요.
웃을 일 하나 없는 요즘이지만 혹시 모르잖아요.
웃다보면 내일은 더 나아질지,
나만 바라보며 웃어주는 사람을 만날지도 말예요.